홍병주 성인 등 13위 현양비 축복식 설정 40돌 맞아 교회사연구소도 설립
▲ 권혁주(가운데) 주교와 두봉(권 주교 왼쪽) 주교, 안동교구 사제와 관계자가 5월 29일 우곡성지에서 마련된 \'홍유한 선생 후손 순교자 현양비 축복식\'에서 현양비 막을 걷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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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교구(교구장 권혁주 주교)가 교구 설정 40주년을 맞아 한국천주교회 설립의 디딤돌이 된 홍유한(1726~1785)과 후손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을 추진하는 등 교구 내 순교자를 기리는 현양운동에 들어갔다.
교구는 설정 40주년 기념일인 5월 29일 경북 봉화군 우곡성지에서 홍유한 후손인 홍병주(베드로, 1798~1839)ㆍ홍영주(바오로, 1801~1839) 두 순교성인을 비롯해 순교자 13위를 기리는 현양비 축복식을 가졌다.
이어 이달 중 교회사연구소를 설립하며, 20일에는 교회사연구소 설립기념 심포지엄도 연다. 교구에는 현재 순교 감옥터 등 미발굴된 순교지 20여 곳이 있어 앞으로 안동과 문경, 봉화 등 경북지역 순교터와 관련 유물, 사료 발굴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교구가 선정한 순교자 13위는 두 순교성인과 중국인 주문모(야고보) 신부를 모셨던 홍유한 친척 며느리 강완숙(골룸바) 회장과 아들 홍필주(필립보, 1774~1801), 정조 외삼촌이자 혜경궁 홍씨 동생 홍낙임(세례명 미상, 1741~1801년)과, 홍낙민(루카, 1751~1801)ㆍ홍재영(프로타시오, 1780~1839) 등이다. 이들은 신유박해(1801년)ㆍ기해박해(1839년)ㆍ병인박해(1866년) 때 순교했으며, 문헌기록이 남아 있는 순교자들이다.
안동이 고장인 풍산홍씨 문중의 홍유한은 조선 정조 때 실학자로, 이 땅에 그리스도 복음화의 씨앗을 심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선각자이자, 한국 최초의 수계(守誡)자다. 이번 현양비 축복식은 선조 순교자들의 유해를 찾을 수 없어 고심하던 홍기용(요셉, 57, 서울 수유동본당)씨 등 홍유한 후손들이 그의 묘소가 있는 우곡성지에 후손 순교자들을 함께 모시자고 제안한 것을 교구가 받아들이면서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13위 순교자 후손들이 유골함을 들고 입장하면서 시작됐다. 후손들은 유골 대신 서울 당고개와 전주감옥터 등 순교지 흙을 유골함에 넣어 가묘에 안장했다. 교구장 권혁주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홍유한 선생은 선종할 때까지 수계생활을 하며 자신을 버리고 무거운 십자가의 삶을 사셨다\"며 \"그리스도를 따르려는 그의 숭고한 신앙적 삶은 모든 신앙인의 모범이기에, 그 신앙의 향기가 온 교구에 전해지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홍유한 8대 후손 홍기영(풍산홍씨 대종회 고문, 76)씨는 \"홍유한 선생님은 풍산홍씨의 큰 자랑이자 안동교구의 자랑\"이라며 \"홍 선생과 순교자들의 업적과 뜻을 아로새겨 신자들이 신앙을 재다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우곡성지=경상북도 봉화군 봉성면 우곡리 151-1은 홍유한 묘가 있는 곳이다. 홍유한은 1785년 1월 30일(음) 선종, 같은 해 4월 19일 이곳에 안장됐다. 1993년 묘가 발견되면서 묘와 주변을 정비해 1995년 성지로 조성됐다. 문의 : 054-673-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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