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2-27 21:27
친구와 애인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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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이재옥
조회 : 2,449  
미국 아이들로부터 들은 이야기지만, 남녀간의 친구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한다. 격의 없이 만나서 동성 친구들처럼 놀고 장래를 서로 걱정해주는 동창과 같은 단순한 친구(Just friend)가 있으며, 친구관계에서 더욱 발전하여 남녀관계까지 가질 수 있는 친구(Boy, or girl friend)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두 가지 친구관계에 어느 쪽으로 더 가까운가에 따라 수많은 종류의 친구가 있을 수 있다.


한국말로 환언한다면 이것은 그냥 친구와 애인에 해당되는 차이일 것이다. 그러나 남녀 간에 그냥 단순한 친구란 그 관계를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고, 결국엔 멀어지는 사이가 되거나 애인으로 발전하거나 둘 중의 하나가 된다.


최근 한국의 성풍속도를 말하면서 애인이 없는 아줌마가 없다고 과장해서 말한다. 이때의 애인이란 그냥 친구가 아니라 글자 그대로 애인을 지칭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남녀 간의 친구란, 그것도 나이 들어서 그냥 친구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겠다.


다음의 글에서의 여자는 애인에 버금가지만 실제로는 애인이 아닌, 인격이 높고, 착하고, 영혼이 맑은 남자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렇게 한 여자의 남자 친구가 되어 줄 남자가 이 세상에 있을 것인지 한 번 생각해 보자. 일단은 도덕이나 윤리를 모두 떠나서....



이런 남자 친구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 신달자


남자 친구 하나쯤 갖고 싶다. 여자 친구보다는 이성의 분위기가 풍기면서 그러나 애인보다는 단순한 감정이 유지되는 남자 친구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여자 친구보다는 용모에도 조금은 긴장감을 느끼고 애인보다는 자유로운 거리감을 둘 수 있는 남자 친구가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


너무 자주는 말고 가끔은 내게 전화를 해서 건강도 묻고 가족의 안부를 물어주며 혹간은 너는 아직도 아름답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남자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어쩌다가 월급 외의 돈이 생기면 가장 먼저 나를 떠올려 무얼 사줄까 물어 준다면 더욱 기쁠 것 같다. 날씨의 변화에도 민감해서 비오는 날이나 바람 부는 날, 문득 거리를 걷다가 공중전화에 들어가 내게 전화해 주는 관심이 있는 남자, 그런 남자 친구라면 내게 아직도 친구가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따뜻해질 것 같다. 그런 남자 친구 하나 갖고 싶다.


내가 몹시도 쓸쓸한 날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까 갈등 없이 “나 지금 외로워”라고 말해도 별 다른 비약 없이 순수하게 내 감정을 이해하고 적당한 유머로 날 위로해 주는 남자 친구가 있다면... 그래 그런 남자 친구가 있다면,


바쁜 시간을 보내다가 어느 날 시간이 텅 빌 때 차나 하자고 일방적인 시간 때우기를 해도 그것을 우정의 표현으로 받아들이고 비좁은 거리를 달려와 주는 남자 친구가 있다면, 제법 인생이 부유해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남자 친구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조금 먼 거리를 단둘이 드라이브하며 깊은 인생 이야기를 하면서도 무리하게 꾹꾹 눌러야 할 그런 속수무책의 감정이 일어나지 않는 맑은 우정의 남자친구, 음악을 얘기하고, 영화를 얘기하고 앞으로의 늙어가는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공감의 우정을 갖는 남자 친구. 그런 남자 친구가 있다면 장관이나 총장이 되는 친구보다 행복할 것이다. 좀 더 욕심을 내자면, 애인은 아니지만 애인 비슷한 관심을 가져주는 남자 친구였으면 한다.


환절기가 되면 비타민이라도 사와서 복용방법까지 친절하게 일러줘 나를 감동시키는 남자 친구, 살아가다가 어떨 땐 국내건 해외건 비행기표라도 사서 예정 없는 여행을 권하는 그런 남자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어쩌다가 한번쯤 “힘들지?”하며 내 깊은 설움을 헤아려주는 배려가 있다면 그가 날 멀리해도 내가 평생 친구로 섬길 것이다.


나이가 들었으므로 너무 용모를 따지지는 않아야겠지. 그러나 키가 좀 크고 강력한 의지력 뒤에 부드러운 미소가 있는 남자, 그보다 마음이 따뜻하고 늘 상대를 더 의식하는 인격을 갖춘 남자 친구라면, 그런 남자 친구가 있다면 나이를 먹어 가더라도 외롭지 않을 것이다.


조금 더 욕심을 내면, 내가 해야 할 자질구레한 일들을 기쁘게 심부름해줄 수 있는 남자 친구라면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다. 가령, 자동차 수리라든가 내가 가기 싫은 구청이나 동사무소 같은 곳을 대신 가준다면.... 그러나 그런 일을 그도 싫어한다면 그것은 별개의 것으로 둬도 좋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저 내 마음 저 너머 어디쯤에 나의 남자 친구가 있다는 믿음과 상관관계를 느끼도록 노력해 주는 일이다. 서로의 인생에 너무 깊게 밀착되어 있어도 안 되고 그렇다고 서로의 인생밖에 머물러 있어도 곤란하다.


좀 더 지혜롭게 인간관계를 조절해 가는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비범한 인성으로 나를 실망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예의 바르고 바르게 생각할 수 있는 인품이야 말로 내가 친구로 어깨동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번에도 사고, 이번에 또 산다고 대구탕 값을 아까워해도 안 될 일이다. 세 번, 네 번을 사고도 당연하다고 여길 때 나는 열 번을 계속 살 수가 있을 것이다.


자기가 맡은 일은 벼락이 쳐도 깔끔하게 해내는 전문성이 강한 남자, 그런 남자가 내 친구라면 좋을 것이다. 여자 친구는 너무 많아도 천박하게 보일 것 같다. 그렇다고 늘 나만을 바라보고 있는 것도 신경 쓰인다. 분명히 우리는 친구이므로 서로를 편안하게 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 그렇다. 편안하다는 것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장점인가를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생각하면 그저 기분이 좋은 사람, 인간적으로 신뢰성이 있으면서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남자, 그런 남자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자, 그러나 그런 남자가 이 세상에 있겠는가? 만약 그런 남자가 있더라도 그런 일류 사내가 나에게 와 줄 것인가..... 하는 회의는 나를 더욱 쓸쓸하게 한다. 그리고 설령 그런 남자가 내게 친구로 와 준다고 할 때 내가 그를 수용할 능력이 있냐도 큰 문제다. 왜냐하면 좋은 친구를 갖는 것은 운이 아니라 노력이므로 게으른 나는 엄두도 못 낼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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