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2-27 21:31
어떤 여자를 좋아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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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이재옥
조회 : 1,764  
오규원 시인은 물푸레 나무 한 잎 같은 작고, 맑고, 연약한 여자를 사랑한다고 한다. 그리고 여자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닌, 부드럽고 순결한 여자가 좋다고 한다. 그런 여자는 슬픔과 같고, xx 같고, 시집과 같은 여자이다. 누구도 가질 수 없으며, 나 혼자 사모할 수밖에 없는 여자이다. xx 같고 시집 같으므로 세상물정을 몰라 불행한 여자이기도 하다.


세상에 이런 여자가 있을까? 종교에 귀의하여 순수하고 아름다운 영혼을 간직한 여자일까? 이런 여자와 어떻게 결혼하여 아이를 키우고, 과외를 시키고, 재테크를 하고, 아파트를 옮겨 다닐 수 있을까? 누구도 가질 수 없다면, 나도 가질 수 없는 여자가 아닌가?


그러나 우리의 아내와 애인들도 모가 아니면 도가 아니라, 영악하고 똑똑한 이면에 xx 같고, 시집 같은 기질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여자는 두 번째 시에서의 여자일 것이다. 그런 여자라면 나는 다시라도 장가를 들고 싶은 심정이다. 엄청나게 혼날 소리겠지만....



\'한 잎의 여자’오규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 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눈물 같은 여자, 슬픔 같은 여자, xx같은 여자, 詩集같은 여자, 그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여자.



‘한 잎의 여자 2’오규원


나는 사랑했네 한 여자를 사랑했네

난장에서 삼천 원 주고 바지를 사 입는

여자, 남대문시장에서 자주 스웨터를 사는

여자, 보세가게를 찾아가 블라우스를 이천 원에 사는

여자, 단이 터진 블라우스를 들고 속았다고 웃는

여자, 그 여자를 사랑했네, 순대가 가끔 먹고 싶다는

여자, 라면이 먹고 싶다는

여자, 꿀빵이 먹고 싶다는

여자, 한 달에 한두 번은 극장에 가고 싶다는

여자, 손발이 찬

여자, 그 여자를 사랑했네, 그리고 영혼에도 가끔 브래지어를 하는

여자.


가을에는 스웨터를 자주 걸치는

여자, 추운 날엔 팬티스타킹을 신는

여자, 화가 나면 머리칼을 뎅강 자르는

여자, 팬티만은 백화점에서 사고 싶다는

여자, 쇼핑을 하면 그냥 행복하다는

여자, 실크스카프가 좋다는

여자, 영화를 보면 자주 우는

여자, 아이는 하나 꼭 낳고 싶다는

여자, 더러 멍청해지는

여자, 그 여자를 사랑했네, 그러나 가끔은 한 잎 나뭇잎처럼 위험

한 가지 끝에 서서 햇볕을 받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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