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12-25 09:46
Dear To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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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순례자
조회 :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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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 Mrs. Lee 부부는 Toby 라는 강아지와 함께 살고있다.
애들은 다 커서 학교로, 직장으로 나가 있으니,  부부만 남아 골프를 취미 삼아 오손도손 살고 계신다.  우리 부부와는  골프를 자주 같이 하는 편인데, 그 집 부부가 하는 얘기 중 꽤 많은 부분이 이 Toby라는 조그만 강아지의 귀여운 짓거리에 관한 이야기다.
고녀석 하는 짓거리를 들어보면, 이게 사람인지 개인지 구별이 안 갈 정도인데, 때에 따라서는 과거에  食犬을 한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식인의 죄를 범 한것같은 느낌이 들게하여 섬짓하기도 하다.
하는 행동이 너무 귀엽고 개구진 어린애 같으면서도, 결코 주인을 배반하지 않는 면에서는 오히려 자신의 이익에 위배되는 경우에는 배반의 비수를 뽑는 간교함을 부릴 수 있는 인간보다는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데 이녀석 하는 짓만 인간 같은 게 아니고 주변 환경들이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이 들기도한다.
어쩌다 토비가 아파서 동물 병원에 데리고 가면 수의사가 너무나 사랑스럽게 토비를 대하여 감동하였다 하고 , 자신은 몸이 아파 병원에 다녀와도 의사로부터 전화를 받아 본 적이 없는데, 토비가 동물병원에 다녀간 다음 날에는 꼭 수의사로부터 토비 좀 나아졌냐고 안부 전화가 온다고 한다. 그리고 그 수의사의 토비를 대하는 태도가 직업으로서의 무엇이 아니고 정말 강아지를 사랑해서 그럴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한다.
크리스마스때가 되면 자신 부부들은 카드 못 받아 봤어도 토비에게는 크리스마스 카드가 온다고 하시며 웃으신다. 더 재미있는건  Dear Toby Lee 라고 봉투의 앞장에 써서, 여지없이 그집 last  name을 따른 식구임을 못 박아주고 말았다 한다.
미국에 와서 얼마 안되어 어디를 지나가는데 호사스러운 공동묘지가 보여서 이런데 들어가는 사람들은 부자들이겠거니…하고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게 동물 공동묘지였고 , 한편 신기하기도 했지만, 미국넘들 돈지랄하는구나 라고도 생각했다. 저~쪽 가면 굶어죽는 사람도 많은데 왠 ...? 하고.
그런데 이젠 좀 이해 될 것 같기도하다. 만약 Toby 가 죽고 그집에 경제적 여유가 좀 있다면 아마도 그런 공동묘지에 안장 시킬 지도 모르고 나도 그걸 뭐라고 비난하지는 못할 것같다.
토비의 유전자 구조는 90%이상 인간과 같다. 모든 포유류가 그러하듯이…
영장류는 99%가 같다고 하던가…아마?
심지어는 곤충류도 90%이상인간의 유전자 구조와 비슷하다고 하니 먹고 싸고 먹이 구하는 용도의 설계에 내 설계도면의 99%이상을 할애 했다는데 좀 자존심이 상하기도 한다.
인간이라면 적어도 80%정도는 예술과 과학같은 고차원적인 것에 필요한 무엇을위해 설계도를 할당 했어야지 고차원적인 그 무엇은 0.0001% 정도의 설계도면에 할당이나 된 것일까?
하지만,
아무리 토비가 유전적으로도 90%이상 인간과 같고 행동도 사람같지만 인간은 아니다. 혹시라도 옆집 애를 물기라도하면 토비는 여지없이 사살 당할 것이며 토비에게 응급상황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911을 부르지도 않을 것이며 부르더라도 오지도 않을 것이다.
토비는 비록 last name으로 Lee 를 쓰고있지만 개이기때문에…
토비와 간지럼태우기 장난을 하다가 순하디 순한 그녀석의 눈을 보고 있노라면 불쌍하다는 느낌이 들기도한다. 비록 Mr Lee 가 퇴근 할 시간이 되면 차고로 연결되는 문 앞에 쪼그려 업드려서 아저씨를 기다리지만, 결국은 Toby는 인본주의에 입각한 선택에서는 제외되는 존재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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