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01-19 08:49
내 나이 오십도 안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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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KSL
조회 :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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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죽음을 생각합니다.
내 주위에 아픈 사람도 많고 지난 몇 년사이 세상 떠난 사람이 많아서 죽음이 내게도 멀지 않았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며칠전 누구에게 전화를 하다가 작년 봄에 세상 떠난 L씨의 음성 레코드를 듣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떠났는데 그 사람의 전화번호는 아직 살아있었고(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기에 가족들이 차마 그의 전화번호를disconnect 시키지 못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생전에 그가 남긴 음성 레코드도 그냥 남아 있었습니다.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
6년 전에 세상 떠난 동생의 이 메일 주소가 내 이 메일 주소록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와 같은 슬픔과 아픔이 나를 잠시 멍하게 했던 것입니다.
삐, 소리가 나면 멧세지를 남겨주세요. 그리고 오늘 하루 행복하세요, 이렇게 힘차고 건강한 목소리로 자신의 셀폰 레코드를 녹음할 때, 그는 죽음이라는 것을 생각했을까? 다가오는 여름을 보지 못하고 죽으리라고 생각했을까?
아마 아니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렇게 싱싱한 목소리로 녹음을 할 수 있었겠지요.
나 역시 그가 그렇게 쉽게 빨리 가리라곤 생각을 못했습니다. 영원히 우리 곁에 살아서 호탕하고 유쾌한 웃음을 날리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죽음은 우리 곁에 있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쉽고 가깝게 머물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내가 이런 글을 쓰고 있지만, 글 써놓고 츨근을 할 것이지만 오늘 저녁 무사히 돌아오리라 보장을 못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하루를 즐겁게, 즐겁게, 또 즐겁게 살아야지 하는 다짐을 다시 한번 새로이 하는 목요일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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