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05-29 14:54
짧은 한국 여행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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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홈지기
조회 : 1,701  
역시 아침에 일찍 잠이 깨었다.

해가 어둠을 밀어내기를 기다렸다가  집사람과 길을 나섰다.

충주호를 끼고 도는 길을 따라 10분 정도 운전하여 단양읍에 있는 대명콘도의 사우나에 가서 샤워를 했다.

집에서 할 수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시골의 샤워시설은 미국 생활에 길들여진 우리 부부에게는 좀 성에 덜 찼는지도 모르겠다.
대명콘도의 사우나 시설은 훌륭했다.
특히 매끈거리는 물의 감촉은 너무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회사 복장을 입은 접수하는 아가씨의 뽀얀 귀여운 얼굴, 그리고 친절하고 싹싹한 말투는  내가 십년 넘게 살아온 우리 제 2의 고향에서 보던 친절하나 위압적인 백인 여성의 그것과는 좀 다른 느낌이었다.
먼저 목욕을 끝내고 주차해 놓은 뒷마당에서 집사람을 기다리고 있는데, 건물 한 구석에서 몇몇이 모여서 담배를 태우는 모습이 보였다.
나도 하나 꺼내 들고 다가가서 같이 합류하였다.
그들은 모두 너무 평화스런 모습이었다.
새크라멘토에서는 다 암이 걸릴 사람들같이 보였는데, 여기선 그런 쫄아드는 맘이 안드는게 이상했다.
그리고 그들이 나에게 대하는 태도가 역시 여긴 내 나와바리라는 느낌을 들게하였다.  
  
언제까지 내가 이렇게 유랑민으로 저울질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
우린 그 엤날에 아득히 먼 저~우주 너머에서 왔으며 이 작은 지구행성 전체가 모두 우리의 고향이라고 한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한계가 있는 우리들은 비교적 작은 공간과 작은 경험만이 엄마의 품속같은 푸근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인가...?
저기 길가에 있는 강아지풀은 내 감각의 범위안에 익숙해져있다. 어느정도의 힘으로 당기면 뽑히는지 내 반사신경은 알고있고, 왼손 검지 손가락 마디에 두번을 감고 엄지 손톱으로 수술 줄기쪽 끝을 압박을 가하면 그부분은 떨어져 나가면서 여치집의 골조의 한 부분이 된다는 것도 알고있다.
뽑힌 수술대의 한쪽끝은 매우 연하며 이 부분을 잘근잘근 씹으면 약간의   단맛이 난다는 것도 알고있다.

나는 평화스런 알프스의 초원 경치가 부럽지 않은 북가주 사바나 기후대에 살고 있으나, 그 넓은 초원의 풀을 아직 혀로 맛을 보지 않았음이 새삼 작은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강가에 조성해 놓은 장미의 터널을 산책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80에 가까운 장모님이 차려놓은 아침상을 밥을 두그릇을 비움으로써 감사의 표시로하고는 큰 질그릇에서 익어가는 술 냄새를 디저트 삼아 오전의 느긋한 휴식을 취하였다.

이은영 20-10-19 09:11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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